본문 바로가기

독서

《사라진 중성미자를 찾아서》를 읽고

반응형

도서: 박인규, 2022. 《사라진 중성미자를 찾아서》, 계단

《사라진 중성미자를 찾아서》를 읽고

유령입자의 탄생에서 약력의 발견, 빛나는 태양의 수수께끼까지, 자신의 정체를 바꾸는 입자, 중성미자 이야기

 
사라진 중성미자를 찾아서
가까스로 찾아낸 중성미자가 감쪽같이 사라져 버렸다 이 책은 유령입자라는 이름으로 탄생한 중성미자가 원자로의 방사선을 통해 그 모습을 드러내면서 시작한다. 중성미자가 세상에 존재하게 되면서 별의 탄생과 진화의 동력이 밝혀졌고, 우주를 구성하는 기본 입자와 힘들의 정체가 하나씩 드러났다. 있어도 없는 듯한 중성미자를 찾아내고, 알다가도 모를 듯한 중성미자의 성질을 밝혀내는 과정은 수수께끼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어쩌다 찾아낸 중성미자의 흔적은 새로운 우주를 열어 주었다. 입자를 부수는 약력이 태어났고, 수십억 년을 밝게 빛나는 태양의 원리가 밝혀졌고, 이제 반물질과 암흑물질의 정체가 드러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중성미자에는 여전히 감춰진 비밀이 많다. 일본과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각국은 엄청난 예산을 쏟아 부어 거대한 실험 장치를 건설하고 있다. 왜 이렇게 뛰어난 과학자들이 많은 돈을 들여 중성미자를 연구하는 걸까? 무엇을 알고 싶어하고, 어떤 방법으로 그것을 찾고 있을까? 그리고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저자
박인규
출판
계단
출판일
2022.06.10

《사라진 중성미자를 찾아서》

 《사라진 중성미자를 찾아서》는 박인규 교수님께서 저술하신 교양과학서이다. 필자가 이 책을 읽은 계기는 표준모형에 존재하는, 그리고 발견의 공로로 노벨상 수상을 만든 입자, 중성미자가 사라졌고, 이를 찾는다는 느낌의 제목이 의아하면서도 흥미로웠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우주의 4가지 힘과 표준모형, 그리고 입자들을 설명하고, 중성미자를 찾아가는 과정을 보여주며, 기초과학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필자 역시 기초과학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이 책을 읽으면서 더더욱 확고해졌다.

중성미자가 무엇인가

 중성미자는 우주를 구성하는 기본 입자 중 하나로 페르미온 입자의 일종이다. 매우 가벼우며, 전자, 뮤온, 타우 중성미자를 포함한다. 흥미롭게도 중성미자는 다른 입자와의 상호작용이 (거의 없다고 말할 정도로) 적다. 이러한 이유로 유령입자라 불리기도 하며, 암흑 물질의 후보로 뽑히기도 하였다. 이러한 중성미자의 존재는 파울리가 예측하였고, 이후 카원-라이너스 중성미자 실험을 통해 그 존재가 검출된다. 이들은 이 실험을 통한 중성미자 검출에 관한 공로로 노벨상을 수상한다. 중성미자가 관련된 노벨상 수상 4건 중 하나이다.

 중성미자는 여전히 베일에 쌓인 존재이다. 과학자들은 코끼리를 처음 보는 눈 먼 장님들처럼 조금씩 더듬어 알아가고 있으나 여전히 알아낸 것이 많지 않다. 

한국의 기초과학 투자

 공학, 그리고 응용과학분야는 한국의 경제 성장에 큰 영향을 미쳤다. 필자는 이 점이 공학에 많은 자원을 지원, 사용하는 양상을 가져왔다고 생각한다. 이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더 많은 공학자를 양성하여 K-STAR와 같은 거대 프로젝트까지도 참여할 수 있게 되어 국제 사회에서 한국 공학자의 위상을 드높이는데 이바지 했다. 문제는 이후에 발생했다. 공학을 포함하여 응용과학에 들어가는 지원이 증가하다보니 그에 따라 다른 분야에 들어가는 지원은 상대적으로 미미했고, 심지어는 응용과학의 기반이 되는 기초과학조차 지원이 미미한 수준이다. 그나마 이러한 기초과학의 중요성을 알리고 있는 대중과학자들이 늘어 남에 따라 그나마 지금은 기초과학에 들어가는 지원이 늘어나고 있다. 저자 또한 한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한 대형 프로젝트를 언급하고 있는데, 이 프로젝트가 무사히 잘 진행되어 다른 기초과학 분야에 대한 인식을 키우는 첫걸음이 되었으면 한다.

더보기

(글 작성 및 검토 중 추가 - R&D 예산의 감소에 관하여)

 + 이번 R&D 예산 삭감은 참 흥미로운 일이다. 과학 기술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우선 연구가 필요하고, 그 연구를 할 사람들, 즉 연구자가 필요하다. 그리고 이러한 연구를 위해 필요한 예산은 어마어마하다. 연구자를 위한 인건비, 연구 자재, 시약, 전기세 등 다양한 부분에서 예산이 들어간다. 물론 이는 각 분야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결국 대량의 예산이 필요하고, 학자들은 최소한의 예산을 사용해서 최대한의 결과를 뽑아내기 위해 노력한다. 그럼에도 수없는 "실패"는 발생한다. 그런 "실패"는 사람들에게 투자가치가 없다는 판단을 가져다 주게 되고, 이는 투자의 감소, 다시 말해 연구 예산의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실패"에서 새로운 것을 얻는다.

 연구자들은 연구를 위해 수많은 가설과 검토를 내놓는다. 앞서 말했듯이 이는 수많은 실패를 낳는다. 그러나 이 실패에서부터 수많은 데이터를 쌓으며, 연구자들은 성장하고, 후배 연구자들에게 그 노하우를 물려준다. 이렇게 쌓인 데이터와 노하우가 결국 다음 지평을 열어왔다. 새로운 것이든 아니든 발전되거나 발견된 이론은 다른 이론에 영향을 준다. 이는 기초 과학에서 두드러진다. 그러나 이러한 결과를 보기까지 오래 걸리는 것 역시 기초과학의 특징이다.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어떤 현상이 나타날 지 알기 어려운 점도 있다. 그런 부분에서 투자가 감소한다. 아무래도 경제성 효율성 측면에서 떨어진다고 판단하는듯 하다. 그러나 과학 강국을 보면 기초과학에 퍼준다고 할 정도로 꽤나 많은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이유가 무엇일까? 필자 개인적으로는 그만큼 충분한 가치가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필자는 기초과학이 과학 기술의 발전, 성장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현대 사회 이전에도 과학기술의 발전은 매우 중요하게 여겨져왔다.

  • 알렉산드리아에서는 대도서관을 두어 세계의 지식을 보관하고, 연구하는데 기여했다. 유클리드의 수많은 저작이 보관됐던 것으로 알려져있다.
  • 이슬람은 과거 지혜의 집과 같은 시설을 설립, 투자하여 다양한 학문적 발전을 이루었다. 그러나 이후 이슬람의 과학은 쇠퇴하게 되는데, 그 이유 중 하나로 기초과학의 경시가 꼽히기도 한다.
  • 영국에서는 17세기부터 영국왕립학회를 공인하여 자국 과학 경쟁력 향상에 이바지했다.
  • 프랑스 왕실에서는 아카데미 프랑세즈를 지원하여 자국 과학 경쟁력 향상에 크게 이바지했다. 이 기관엥 소속된 대표적인 과학자로 라부아지에가 있다.
  • 유럽에서는 CERN을 두어 기초과학, 특히 핵 및 입자물리학을 전문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

한국 근현대사에서도 이런 모습을 볼 수 있다. 우리나라 대한민국의 초대 대통령 이승만 대통령 역시 우장춘을 국내로 다시 데려오기 위해 수많은 예산을 들였고, 들여온 후에도 예산을 포함하여 연구를 지속하기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최근에는 2015년 '과학기술유공자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과학기술 발전에 크게 이바지한 사람을 선정하고 지원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였다. [각주:1] 우장춘 박사(Triangle of U), 강대원 박사(MOSFET), 이휘소 박사(게이지 이론의 재규격화 정립)를 포함하여 한국을 빛낸 여러 학자들이 과학기술유공자로 등제되었다. 그러나 지금은 오히려 이러한 양상과 부딪히는 느낌이다. 예산의 삭감은 결국 연구자들이 행할 수 있는 과제가 우선 양적으로 줄어들 것이고, 대학에서는 후학, 다시 말해 대학원생을 양성하기 위한 예산이 부족해질 수 밖에 없다. 필자의 생각에 이는 국가 경쟁력의 크나큰 손실이다. 연구자들이 한국에서 연구와 후배 양성을 통해 과학 기술의 경쟁력을 크게 키울 수 있도록 R&D 예산이 다시금 증축되었으면 한다.

마무리하며

 많은 독자들이 《사라진 중성미자를 찾아서》를 읽고, 기초과학의 중요성을 깊이 느끼며, 이 길을 걷는 많은 학자들에게 큰 관심과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