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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소설 《프로젝트 헤일메리》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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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헤일메리
‘헤일메리Hail Mary’는 미식축구 용어로, 경기 막판에 역전을 노리고 하는 패스에서 유래한 말이다. 작품 속 우주선의 이름인 ‘헤일메리호’도 지구를 종말로부터 구하기 위한 마지막 역전을 바라는 마음에 지어졌다. 주인공이 긴 수면 끝에 눈을 뜬 곳은 우주 한복판이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한다. 설상가상으로 함께 우주선 헤일메리호에 탄 동료들은 모두 죽고 혼자가 된 상황이다. 헤일메리호를 샅샅이 뒤진 끝에, 그는 한 가지 사실을 깨닫는다. 그는 인류를 구할 마지막 희망이자, 우주 한복판에서 죽을 예정인 과학자였다는 것을. 소설 속 지구는 태양의 온도를 떨어트리는 미지의 생명체 ‘아스트로파지’ 로 인해 멸망 위기에 처한 상황이다. 주인공은 그 아스트로파지를 조사하고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 우주 출장을 오게 된 것이다. 다만, 기술적 한계로 주인공은 아스트로파지를 없앨 해결책만 지구로 보낸 후 우주에서 홀로 죽을 운명이었다. 즉, ‘편도행 헤일메리호’의 일원으로 우주에 왔다. 그런데 잠깐, 우주선 계기판에 무언가 이상한 신호가 잡힌다. 기억을 되찾고 인류를 구하기도 바쁜데 갑자기 외계인의 등장이라니? 과연 그는 지구 구하기 임무를 완수하고 무사히(?) 죽을 수 있을까?
저자
앤디 위어
출판
알에이치코리아
출판일
2021.05.04

도서: 엔디 위어, (강동혁 역), 2021. 프로젝트 헤일메리, 알에이치코리아(RHK)

소설 《프로젝트 헤일메리》를 읽고

 소설 《프로젝트 헤일메리》는 소설 <마션>을 쓴 것으로 유명한 작가 엔디 위어의 sf소설이다. 필자 역시 엔디 위어를 《마션》이라는 작품으로 처음 접하였고, 여전히 재밌게 읽고 있다. 다만 이 책이 엔디 위어의 작품이라는 건 모르는 상태에서 지인의 추천으로 읽게 되었다.

 《프로젝트 헤일메리》는 현재 필자의 관심 분야인 생물과 우주를 소재로 삼아 소설을 전개한다. 이 작품 또한 여타 sf소설과 마찬가지로 지구에 큰 재앙이 닥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주인공은 우주에서 크고 작은 일들을 하나씩 해결해 나간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외계 생명체를 접하게 되고, 심지어 외계 지적 생명체 또한 만나게 된다. 필자가 이 작품을 재밌게 읽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작품 속 소재가 적절히 과학으로 엮여 몰입에 방해가 되지 않았던 점이다.

 필자가 이 작품을 즐겼던 부분 중 하나는 생명체의 기원이다. 이 작품에서는 지구 생명체의 기원을 태양계 바깥의 외계로 설정한 듯하다. 그러므로 이 소설의 세계에서는 외계 유입설을 지지하는 다양한 증거가 발견된다. 이 소설 속 세계에서 외계 유입설이 사실이라면 최초의 생명체는 어디서 온 것일까? 그리고 어떤 모습이었을까?

 이 작품에서 또 다른 즐길거리로 진화를 꼽을 수 있겠다. 자연은 변화를 싫어한다. 그러나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필자가 생각하기에 진화는 이 두 말을 모두 담고 있는 듯하다. 생물이 아무것도 없는 것에서 말 그대로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내지는 않는다. 그렇기에 자연은 기존에 있는 형질을 바탕으로 점진적으로 변이를 쌓아나가다 그게 충분히 누적되거나 극심한 환경 변화가 일어났을 때 전후를 비교하면 마치 새로운 특성을 얻은 것처럼 보인다. 즉, 진화를 위해서는 오랜 기간 동안 작은 변이들이 모이거나, 급격한 변화로 생태계의 평형이 깨지는 등 도화선이 필요하다. 이 작품에서는 진화의 이러한 부분을 잘 설명한다.

 주인공 일행은 소설에서 특별히 언급되는 한 생물이 질소 기체 대기에 노출되어 생존할 수 있도록 선별 사육을 통해 변이를 유도한다. 그러나 진화는 목적이나 방향이 존재하지 않기에 주인공 일행에게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하게 된다. 해당 생물이 진화를 통해 질소 기체 내에서 생존할 수 있게 되었으나, 그와 함께 주인공 일행이 사용하던 특수한 재료를 통과할 수 있게 된다. 본문에서는 원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빈 공간을 이용해 원자 사이사이를 지나다닐 수 있게 되었다고 표현한다. 필자 개인적으로는 진화를 통해 이런 특성을 가지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다만 진화가 특정한 방향이나 목적을 가지고 일어나는 현상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기에는 적절한 장치라고 생각한다.

 

 《마션》 이후로 다시금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을 내주신 앤디 위어 작가님께 감사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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