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소설 『미키 7』을 읽고

프리_ 2024. 12. 21.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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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에드워드 애슈턴. (배지혜 역). 2022. 『미키 7』. 황금가지

 
미키 7
봉준호 감독의 차기 영화의 원작으로 주목받은 에드워드 애슈턴의 SF 장편소설 『미키7』이 황금가지에서 출간되었다. 죽더라도 끊임없이 전임자의 기억을 갖고 복제인간으로 되살아나게 되는 미키의 일곱 번째 삶을 소재로 SF의 재미와 철학적 주제를 잘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은 작품이다. 먼 미래, 끊임없이 전 우주로 영역을 확장해 나가던 인류가 새로운 행성 '니플하임'을 개척하려 하지만, 공격적인 성향의 토착 생명체인 크리퍼들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다. 개척단에서
저자
에드워드 애슈턴
출판
황금가지
출판일
2022.07.22

『미키 7』을 읽고

 23년 여름. 그날따라 소설이 읽고 싶어 찾아보던 중 도서관에서 우연히 『미키 7』을 보게 되었다. 특별히 눈에 띄었던 이유는 모르겠다. SF 소설이라고 적혀있음에도 마치 무언가에 이름, 그리고 호수를 붙인듯한 느낌의 제목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결국 제목이 왜 이렇게 붙였을지 궁금증을 풀기 위해 책을 읽기 시작했다.

 

 『미키 7』은 처음 느낀 대로 주인공의 이름이었고, 또 일련번호였다. 다른 SF 소설처럼 발달한 기술력으로 행성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문제들을 활용해 사건을 전개해 나간다. 소설에서는 행성을 개발하는데 필요한 인력을 충당하기 위해 특별히 복제 기술을 사용한다. 다만 초기 닥친 주인공의 시련으로 인해 문제가 발생하고, 소설이 전개되면서 다양한 사건과 갈등을 불러온다. 이러한 사건이 발생하고, 이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다양한 철학적 메시지가 던져진다. 이러한 철학적 메시지는 필자가 읽으면서 소설이 마음에 들었던 점이기도 하다. 그중 하나를 소개하고자 한다.

 

 복제를 주제로 하는 글, 또는 서적을 읽으면서 가장 많이 볼 수 있었던 질문은 "테세우스의 배"이다. 『미키 7』 역시 생물의 복제를 소제로 하여 그런지 테세우스의 배를 언급한다. 테세우스의 배는 그리스-로마 신화 중 태세우스의 전설에서 시작되는 역설이다. 간단히 풀어보면 배를 보수하기 위해 판자와 부품을 하나씩 교체하다 보면 결국 처음 제작할 때 썼던 부분이 남지 않고 배의 모든 부분이 달라질 것인데, 그럼 이는 기존의 배와 여전히 같은 배라고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서 시작된 철학적 논의이다. 필자는 이를 "어떤 물체를 그 물체로 볼 수 있는 본질이 무엇인가에 대한 논의"라고 생각한다. 생물의 복제 역시 이러한 관점에서 논의가 이뤄진다.

 

 생물은 원자로 구성되어 있다. 그렇기에 이러한 원자 배열을 모두 동일하게 배열하면, 동일한 개체를 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렇다면 복제된 개체는 기존의 개체와 동일한가? 물론 물리적 특성이 동일하다면 물리학에서는 두 개체를 구분할 수 없고 동일하다고 한다. 다만 필자의 생각에는 두 개체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두 개체가 조금이라도 다른 일을 접하는 순간 그 시점부터 두 개체는 조금씩 차이가 생기고, 이는 결국 다른 "생각"으로 이어진다. 물론 두 개체의 생각이 완전히 공유된다면 또 다른 질문이 나타나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두 개체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이에 대한 명확한 답은 아마 없을 것이다. 적어도 현시점에는. 이 글을 읽는 독자들도 각기 다른 답을 가질 것이다. 사고를 마음껏 뻗어보기 바란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 후속작이 나왔다고 들어 책을 주문했다. 이 책을 정말 흥미롭게 읽어봤기에 후속작 역시 추후 시간이 날 때 읽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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